지하수 오염 사례 분석

지하수 오염 방지를 위한 폐광 사후 조치

yy.sense 2025. 4. 12. 08:00

 

 

폐광 이후에도 이어지는 지하수 오염 위험

광산이 문을 닫았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폐광 이후부터가 환경적인 위험 요소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광물 채굴로 인해 암반이 파괴되면, 지하수가 흐르던 자연스러운 수로가 변경되고 균열을 따라 유입되는 광산수는 산화 반응을 통해 산성화됩니다.
이로 인해 지하수에는 철, 망간, 아연, 카드뮴, 납, 비소 등 다양한 중금속이 녹아들게 되며, 이러한 오염물질은 지역의 지하수계를 타고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습니다.

특히 폐광 인근 마을에서는 지하수를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염이 확인될 경우 주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폐광이 완료된 이후에도 지하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사후 조치의 체계적 이행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전 차단이 핵심인 폐광 사후 관리 기술

폐광 이후 지하수 오염을 막기 위한 첫 번째 원칙은 오염원이 지하수로 유입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적 조치가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병행되거나 단계적으로 도입됩니다.

우선, 광산 내부 갱도와 굴착 공간에 대한 밀봉 작업이 중요합니다.
산소가 유입되지 않도록 갱도 입구를 폐쇄하거나, 내부에 물을 채워 광물의 산화 반응 자체를 억제하는 수침 방식이 사용됩니다.
이와 함께 광산 주변의 폐석장, 폐기물 적치장 등에서 발생하는 침출수를 막기 위해 방수포 설치 및 차수벽 시공이 병행됩니다.

또한, 차단 그라우팅(Grouting) 공법을 통해 지하수의 흐름 경로를 인위적으로 차단하거나 우회시키기도 합니다.
이 기술은 특히 갱도가 복잡하거나 산성수의 유출 경로가 명확할 경우 효과적으로 적용됩니다.

이러한 물리적 차단 외에도, 토양이나 광물 표면에서 발생하는 중금속의 용출을 억제하기 위한 중화 반응도 함께 고려됩니다.
산성도를 낮추기 위해 석회석, 고운회 등의 알칼리성 물질을 투입하는 방식은 지하수 내의 금속 용해도를 감소시키고,
결과적으로 중금속의 확산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생물학적·자연기반 정화기술의 활용 확대

최근에는 생물학적 방법과 자연친화적인 정화 시스템이 폐광 사후 조치에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습니다.
특히 황산염환원균(SRB: Sulfate-Reducing Bacteria)을 활용한 생물학적 반응조는 산성 광산수를 중화하고 중금속을 침전시켜 제거하는 데 효과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유기탄소원(톱밥, 쌀겨, 목재칩 등)을 미생물의 먹이로 공급하고, 미생물은 혐기성 조건에서 황산염을 황화수소로 환원시키며 이 과정에서 금속과 반응하여 불용성 황화물로 침전시킵니다.

이외에도 폐광 인근에 인공습지나 식물 정화 시스템을 구축하여 자연적 정화를 유도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 방식은 유지비용이 적고, 지역 생태계 회복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복원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식생을 활용한 정화는 지표 유출수의 성분을 변화시키고, 토양 침투 과정에서 일부 금속 이온을 흡착하거나 분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술적 접근에 비해 효과가 다소 제한적일 수 있지만, 사후관리 단계에서 보조적으로 적용하면 매우 유의미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실제 폐광 사후 조치 사례로 보는 정화 효과

강원도 태백의 일부 폐탄광 지역은 지하 갱도가 넓고, 산성 광산수가 대량으로 유입되던 대표적 사례입니다.
해당 지역에서는 석회 중화 시스템과 함께 차수벽을 설치하고, 자동 수질 측정기기를 통해 지하수의 pH와 중금속 농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중화 설비 가동 이후 약 2년간 pH는 평균 6.0 이상으로 회복되었고, 철과 망간 농도는 음용 기준 이하로 안정화되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충북 제천의 폐금속광산 지역에서는 생물반응조를 활용한 정화기술이 도입되었습니다.
목재칩 기반의 반응조 내부에서는 혐기성 미생물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황산염을 제거하고, 납과 카드뮴을 황화물 형태로 침전시켰습니다.

이 시스템은 약품 투입 없이 친환경적으로 운영되었고, 오염도 감소율은 70% 이상을 기록하였습니다.
이처럼 폐광 사후 조치는 현장 조건에 맞춰 맞춤형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물리적 차단과 생물학적 정화를 병행할 때 시너지 효과가 더욱 높아집니다.


폐광 사후관리의 지속성과 주민 참여의 중요성

아무리 훌륭한 기술이 적용되더라도, 일회성 조치로는 지하수 오염을 완전히 해결할 수 없습니다.
지속적인 감시, 관리, 유지보수가 수반되어야만 진정한 복원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주기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필요 시 정화 설비를 보완하고 장비를 교체하는 등 운영관리 체계의 고도화가 필요합니다.
또한 주민들의 참여와 이해도 매우 중요합니다.

오염에 대한 정보를 주민과 공유하고, 관정 폐쇄 시 대체 수자원 공급에 대한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하며, 농업용수·생활용수의 안전성을 주민 스스로 점검하고 체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러한 참여 중심의 접근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폐광 사후 관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물, 철저히 관리되어야 합니다

폐광 이후의 지하수는 마치 지하에서 조용히 움직이는 시한폭탄과도 같습니다.
겉보기에는 평온해 보여도, 그 속에서는 여전히 광산수와 지하수가 복잡하게 얽혀 오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더 이상 폐광을 ‘끝난 공간’으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지하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폐광 사후 조치는 환경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사람의 건강과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필수 전략입니다.

앞으로 폐광 지역이 더 이상 위험의 장소가 아니라,복원의 기술과 관리의 지혜로 재생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 그리고 체계적인 실행이 필요합니다.